영화보는 즐거움

속도감이 넘치는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다. `최종병기 - 활`

아침마루 2011. 8. 14. 16:19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라 그런지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300여석이 넘는 극장에

관객이 꽉 차 있었다.

토요일인데다가 시원한 피서지로서

극장만한 곳이 있을까 싶은 이유일 게다.

게다가 영화까지 재미있으면 여름방학 극장나들이의 묘미는 금상첨화이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최종병기 활'

'활'이 주는 이미지만큼이나 시작부터 속도감이 넘쳤다.

정신없이 넘어가는 액션이 어지러울 정도였지만

사실은 그 바람에 더 몰입하게 해주었으니 맘에 드는 전개였다.

영화의 성격에 맞게 액션 또한 손색이 없었다.

이 또한 속도감이 가미되어 더욱 빛이 났다.

마무리 부분에서야 조금 차분해지지만 긴장감만큼은 늦추지 않는다.

좋은 영화는 연기가 생명이고 그 원천은 배우들이기 때문에

배역을 제대로 맡기는 것부터가 출발이다.

그리고 그것이 연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어쩐지 얌전한 샌님같아 보이기만 했던 '박해일'은

강인한 '남이'역을 제대로 연기하면서

주연으로서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류승룡의 연기 또한 그에 못지 않다.

악역이 갖출 거친 모습이 영화 내내 인상적이었다.

청의 정예부대 '니루'를 연기한 조연들의 활약 또한 대단하다.

아직은 덜익은 듯한 '문채원'이나 '김무열'도

약간의 어색함에 풋풋하지만

그래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 주었다.

인질로 50만의 백성이 끌려갔고

임금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는 치욕의 병자호란.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으면서 울화가 치밀만큼

답답하기만 했던 기억이 났다.

그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상기되면서 '활'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 그 치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않는가...

김한민 감독의 세번째 장편영화라는데

2007년도 데뷔작인 '극락도살인사건'은 나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다.

아무튼 간만에 참 재미있는 한국영화를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