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단지 흔적을 남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때문이었을까.
뭔 별다른 이유가 있을까.
아니, 그냥 게을러서였다.
이제서야 보니 이곳저곳에 만들어놓은 블로그와 흔적이 적지 않다.
파란에만 2개째가 있으니...
사실 예전에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엔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잘 써먹었던 적이 있다.
과제도 내고, 시험성적에 아쉬어 하는 녀석들에겐 채점하는 고충을 변명하듯 적어 놓기도 했었다.
거의 매일 뵙고 있는 어느 차장님의 블로그를 너무나 우연히 들어간 오늘 아침...
그것도 처음엔 그분의 블로그인 줄은 알지도 못했다.
참 글빨 좋은 분이다! 하고 느꼈는데 막상 주인장을 알아차리고 나니 허탈했다.
역시나 참 좋은 분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기분좋은 허탈함이다.
군데군데 삶의 흔적, 생각이 옮겨진 귀한 글귀를 들여다 보다
욕심없이 그냥 흔적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
생각이 많은 사람... 그래서 아무 일도 안하는 시간엔 늘 생각을 하곤 한다.
그 생각은 늘 글이 되어 말이 되어 허공을 돌아다니다 온다.
생각 속에서 난 대단한 글을 써대고 달변가인 셈이다.
하지만 밤마다 꾸는 꿈처럼 머리 속에서만 머물렀던 그것들은 흔적이 없어지고 만다.
이제부터 그 흔적들을 잡아놓을까 보다.
가끔은 고삐를 놓친 듯 그 생각들이 말이 되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당황스럽게도...
그 말을 잡아놓고 글로 옮겨야겠다는 것.
오늘 다시 블로그를 여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