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덥고 시원하게 이발을 했다.
근무시간 중에 가장 부담없이 땡땡이를 칠 수 있는 시간이다.
구내이발소에 가면 난 앉자마자 눈을 감는다.
면도하면서 눕는 시간에는 어쩌다 깜빡 잠에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보내곤 한다.
생각에 경계가 있을 수 없듯 그 시간 항해하는 머리 속은
무한정 넓고 무한정 멀며 무한정 오래되기도 한다.
인셉션의 세상은 꿈을 통해서였지만, 난 생각을 통해서도 가능한 일인 듯하다.
그래서 그 영화가 더 좋아졌다. 며칠 안에 다시 봐야 한다.
돌고 돌아 제자리에 올 때면 짧아진 머리만큼이나 개운하고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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