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니면서 업무 외에 잘한 게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보면 그래도 하나 건질 게 있다.
바로 ‘임대주택 입주민 합동결혼식’이다.
주로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시는 분들이나 지역의 어려운 분 들중에서 가난이나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결혼식을 못올리고 살고 계신 부부를 선정하여 결혼식을 시켜드리는 행사이다.
사회공헌 활동이야 사회적책임 완수라는 목표 하에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좋든싫든 많이들 하고 있지만
그 기업에 잘 어울리는 활동이라면 더 빛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행사야말로 우리 회사에 딱 맞는 활동이 아닌가 하고 자부한다.
10여년 쯤 사내 제안을 통해 아이디어를 냈고 몇 년 뒤 현실화가 되어 해마다 회사에서 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되었다.
사장님의 주례, 속초연수원을 활용한 신혼여행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안을 했고 창안상도 받았었다.
처음 회사강당에서 식이 열리던 날 담당부서 직원들이 올린 감동의 글을 읽을 때나
결혼식을 올린 후 고마움을 담은 애틋한 사연들을 접할 때마다
나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준 보람 때문에 늘 뿌듯해 하곤 했다.
연세가 많거나 장애가 있는 등 흔히 말하는 소외된 분들이 선정되는지라 사연은 하나같이 눈물겨웠었다. 오랫동안 결혼식을 못해 줘 미안한 남편, 이해하면서도 늘 한이 되었던 부인...
올해는 결혼식이 대전에서 열리게 되었고 신혼여행지는 제주로 정해졌다.
처음으로 다문화가정 5쌍이 포함되었고 또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주로 선정되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바로 옆 부서, 사회공헌부로부터 이번 행사의 동행을 제의받았다.
명목은 인솔 및 사진촬영인데 주말을 포함해서 월요일까지 2박3일이다보니 큰 부담도 없고 해서 흔쾌히 가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아이디어만 냈지 행사에 직접 참여한 적이 없는지라 그 기회가 온 것이 오히려 즐겁기만 하다.
그동안 꽤나 좋은 카메라랍시고 폼내고 다녔지만 이번만큼 제대로된 출사가 또 있을까 싶다.
그분들의 모습을 어떻게 담아낼까?
벌써부터 주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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