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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록, 삶의 흔적

제값을 치룬다는 것

제값을 치룬다는 것

요즘 차고 다니는 부로바 시계가 최근 들어 갑자기 느리게 가기 시작했다.

하루에 1분 이상 느려지는 것이다.

크로노를 2주 정도 켜 놓은 뒤 생긴 일이고, 얼마 후에는 아이가 또 버튼을 눌러서

같은 증상이 생겼다.

아무래도 배터리 문제 같았다.

저렴하게는 구입했지만 원래가격 기준으로는 그래도 값이 좀 나가는 스위스 시계가

1년 만에 그렇게 쉽게 고장나지는 않을 듯 싶었다.

가까운 대형할인점 시계 매장에 가서 물어봤다.

젊은 사람 둘이 운영하는 그곳에서는 배터리가 없으면 아예 안가지 느려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수리를 맡겨야 하고 견적은 일단 뜯어봐야 한다고 했다.

원하면 배터리를 바꿔 줄 수 있고 10000원이라고 했다.

배터리 문제는 아닐 거라고 얘기를 하는데 어쩐지 미심쩍어서 그냥 들고 왔다.

가끔 가는 대형할인점에 임대매장으로 들어와 있는 시계수리점에 들고 갔다.

혹시 고장일지도 모르고 흰머리도 희끗 보일 만큼 경력이 있어 보이는 분인지라

그래도 좋은 시계를 맡기려면 안심이 되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점검을 하더니 배터리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우선 수입사에 맡겨 보라고 하고 혹시라도 내부에 문제가 생긴 거라면 수리비가 제법 나올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그런 경우 20만원은 족히 나올 것이고 맡기면 확실히 수리를 해 놓겠다는 것이다.

일단 들고 왔다.

부로바 시계를 수입하는 곳에 전화해 물어 보니 미국에서 직접 구입한 시계라

수리가 안된다고 한다. 수입한 모델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 대형매장에 다시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다.

배터리 문제일 것 같지 않냐는 질문에 원한다면 배터리 먼저 교체해 보라는데

15000원이라고 한다.

어찌해야 되는지 난감했다.

‘부로바 시계 수리 분당’으로 구글 검색을 해보았다.

분당에 어떤 곳이 검색이 되었는데 평이 괜찮았다.

전화해서 여러 가지를 물어 보니 배터리 문제일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교체해 보고

그래도 똑같은 문제가 생기면 수리해 보겠다고 한다.

퇴근하고 가서 점검을 해 보더니 Volt 수가 확 줄어서 그러니 배터리 문제 같다고 한다.

바로 만원 주고 교체를 했다.

다행스럽게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루에 1초도 안틀리고 잘 간다.

혹시 몰라 안에 들어 있던 배터리를 받아 왔다.

도대체 이 배터리는 어떤 종류길래 만원씩이나 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였다.

VARTA라는 독일제 회사의 v394 모델의 배터리였다.

바로 검색을 해보니 다양한 배터리 회사들의 호환 모델이 여러 개 나온다.

그런데 가격이 2000원이다.

아이들 시계도 그렇고 배터리를 여러 번 바꿔 봤다.

그런데 가격이 배터리 값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어쩐지 시계 값을 보고

매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경험한 수리점이 다 그런 걸 보면 그게 과연 합리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번에는 내가 직접 교체하게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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